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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E 11

내일이 행복해질 아이들을 위해
SPECIAL 02
백혈병 환아 현우,
병원 밖 세상으로 나오다


민둥민둥하던 현우(가명) 머리에 까만 머리카락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앙상한 팔과 다리에 조금씩 살이 차오릅니다. 장난감 자동차를 가지고 노는 폼이 영락없는 5살 아이의 표정입니다. 병원에서 주사 맞고, 검사하고, 약 먹고 그리고 엄습해오는 고통을 삼키는 일이 하루의 전부였던 현우는 이제 병원 밖, 세상을 향해 첫발걸음을 옮겼습니다.



<현우의 머리에 파릇파릇 새싹 같은 머리카락이 돋아났습니다.> 





<현우의 그 후 이야기 영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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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아빠도 아닌 ‘아파’


현우는 5살입니다. 하지만 걸음마를 시작할 무렵 보육원에 맡겨졌습니다. 미혼모인 현우의 엄마가 현우를 키울 형편이 못 됐기 때문입니다. 보육원에 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현우의 몸에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래턱이 부어 간 병원에서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것입니다. 현우는 그때부터 3년 6개월간 어른도 견디기 힘든 항암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현우가 태어나 처음으로 배운 말은 엄마도 아빠도 아닌 ‘아파’였습니다.


긴 투병생활 후 다행히 퇴원을 했지만 병마는 원망스럽게도 다시 현우의 가녀린 몸을 덮쳤습니다. 



<고통스러운 항암치료로 잘 먹지 못한 현우는 한겨울 나뭇가지처럼 몸도 마음도 앙상하게 말라갔습니다.>


다시 시작된 병원 생활은 그동안의 고통을 알기에 훨씬 더 참기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보육원 입소 당시 통통한 볼살과 환한 미소 그리고 보들보들한 머리카락은 사라지고 앙상하게 뼈만 남은 현우는 또다시 짐을 챙겨 병원으로 향해야 했습니다. 



<항암치료는 귀엽던 현우의 통통한 볼살과 밝은 미소를 뺏어갔습니다.> 


현우에게 닥친 문제는 신체적 고통뿐만이 아니었습니다. 1차 발병 때 정부지원과 보육원 후원을 통해 모든 지원을 받은 터라 재발 후 발생하는 치료비와 이식비용을 마련할 방법이 막막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현우의 백혈병은 골수이식 수술을 받아야 완치가 가능한 병이었지만 가족이 곁에 없는 현우에게 골수이식 공여자를 찾는 일도 어려웠습니다.


“엄마~ 무서워~”


어릴 때부터 돌봐준 선생님을 엄마로 알고 있는 현우는 병원에 들어오자마자 엄마를 붙잡고 무섭다고 울음부터 터트립니다. 이 작은 몸을 괴롭히는 건 병마와 치료비뿐만 아니라 그 모든 걸 홀로 감당해야 하는 외로움이었습니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또다른 '현우'를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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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우야 아프지 마"


굿네이버스는 현우를 위해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도움이 시급한 국내 위기아동을 위한 ‘날아라 희망아’ 캠페인이었습니다. 골수 이식비용만 2,000만 원이 드는 현우에게 병원비와 골수이식 공여자를 찾는 건 막막한 문제였지만 다행히 많은 분들이 현우의 사연을 스쳐 넘기지 않았습니다. 


“현우야 아프지 말자!”

“세상에 이렇게 힘들게 살아가는 5살 아이가 있는데, 저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출처: 네이버 블로그)


현우의 가슴 아픈 사연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이 현우의 사연을 접했고, 주변에 알렸습니다. 그런 마음과 마음이 연결돼 치료비와 골수 이식비용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캠페인 중에 기쁜 소식도 있습니다. 현우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골수이식 공여자를 만나게 된 것입니다. 



<무균실에서 골수이식 받는 현우의 모습>


지난 6월 23일 현우는 캠페인을 통해 의료지원을 받아 조혈모세포이식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두 달 뒤인 8월 5일 드디어 친구들이 있는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적혈구 수치도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먹고 토하는 일이 많던 현우가 요즘은 밥도 씩씩하게 잘 먹고 장난도 곧잘 칩니다. 


물론 생애 대부분을 병마와 싸워왔기에 현우의 몸이 바로 정상으로 돌아오기는 힘듭니다. 바이러스가 발견돼 다시 입원을 하기도 하고, 근육발달이 더뎌 재활치료가 필요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오랜 병원생활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오는 길이 조금 멀지만 현우는 오랜 겨울을 인내한 봄꽃처럼 곧 밝고 예쁜 꽃을 피울 것입니다.



<후원금으로 리모델링된 현우의 병원 밖 보금자리입니다.>


병원 밖에서는 후원금으로 현우가 지낼 보육원 내 공간이 마련됐습니다. 면역력이 약해 아직은 집단생활이 어렵다는 의사의 처방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무로 마감한 ‘햇살힐링홈’에는 당근 모양의 손잡이가 달린 아기 장난감바구니도 있고, 동물이 잔뜩 그려진 이불도 깔려 있습니다. 한편에는 공기청정기도 돌아갑니다. 


흰 침대와 벽, 주렁주렁 매달린 주삿바늘이 전부였던 삭막한 병실에서 자란 현우에게 햇살힐링홈은 정말 햇살처럼 포근한 보금자리입니다. 아직은 통원치료를 위해 햇살힐링홈이 아닌 돌봄 선생님 집에서 함께 지내지만 곧 그곳에 누워 비행기 꿈도 꾸고, 자동차 꿈도 꾸는 그런 평범한 일상이 현우에게 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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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거 무서운 게 아니네?!”


현우는 10월 재활 치료를 위해 다시 병원으로 갔습니다. 중추신경계 이상으로 다리에 이상이 생겨 현재 척수 검사 및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처음 현우가 지하에 있는 재활의학과 물리치료실에 들어갔을 때 또 무슨 검사 하느냐며 울기 시작했습니다. 어린나이에 너무 많은 검사에 질린 탓입니다. 하지만 물리치료사 선생님과 도구로 운동하면서 신체 발달 검사를 진행하니 곧잘 재밌다며 따라 하기 시작합니다. 잠깐 주자 맞으러 올라온 사이에도 빨리 내려가자고 재촉합니다. 그리고 ‘거긴 무서운 데가 아니네’하며 천연덕스럽게 웃어 보입니다. 



<재활 받는 현우. 힘들었던 시간을 견뎌낸 현우이기에 씩씩한 모습입니다.>


병원에서는 조금만 색다른 검사도구가 나타나면 무섭다고 엉엉 울던 현우가 이제 호기심도 생기며 많이 용감해졌습니다. 아픈 주사를 놓는 데도 예전처럼 울지 않습니다. 태어나 아픈 거, 헤어지는 거, 외로운 것을 먼저 배운 어린 현우가 이제 ‘희망’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보건복지부 ‘암 등록통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의 백혈병소아암 환아 숫자는 총 2만 5,000여 명이고 매년 1,500여 명의 소아암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소아암 환자 수는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의료 기술의 발달로 75%의 어린이는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으면 완치가 가능해졌지만 어른보다 정기검진을 덜 받고 의사표현이 서툰 아이들 중에는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현우처럼 가족이 없거나 소외된 아이들은 치료 사각지대에 내몰릴 수도 있습니다. 


현우는 완치의 가능성이 높습니다. 굿네이버스 캠페인으로 시기를 놓치지 않고 골수 공여자를 만났고, 치료비를 감당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째깍째깍 뒤로 가던 현우의 시계가 다시 앞으로 향하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많은 치료와 재활이 남아있지만 현우는 아마 많은 사람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던 그 기억으로 ‘더 이상 무섭지 않아’라며 꿋꿋하게 이겨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


우리가 보이지 않는 곳, 우리가 놓친 곳에 현우 같은 아이들이 있을지 모릅니다. 우리나라 소아암 사각지대에 있는 수많은 ‘현우’들을 잊지 말아주세요. 국내 환아들이 무서워 울지 않고, 방치 속에 중요한 순간을 놓치지 않게 많은 관심과 후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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