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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E 05

희망TV SBS
희망, 변화를 이끄는 힘
SPECIAL 03
사진 속 아이가
따뜻함을 말하다

- 사진 : 밤삼킨별 -



“르완다 아이에게도

손님이 오면, 따뜻한 차를 나누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다는 걸 전하고 싶어요. 우리처럼.”




‘밤삼킨별’로 더 유명한 김효정 작가의 글과 사진에는 늘 따뜻함이 묻어 있다. 방부제 없이도 그녀의 글과 사진이 오랫동안 사랑 받는 이유다. 그런 그녀가 남모르게 나눔 활동을 한 세월이 10년을 훌쩍 넘었다. 왼손이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해오던 그녀가 최근에는 왼손이 하는 일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는 SBS 희망 TV 사례 아동 리포팅을 위해 굿네이버스와 함께 아프리카 르완다를 글과 사진으로 담아 왔다. 그녀의 따뜻하고 진정성 있는 사진과 손글씨처럼 그녀의 시선으로 담은 르완다는 아픔, 고통보다는 다정함, 따뜻함이 담겨져 있다. 지구 반대편에 사는 르완다 아이들에게도 마음이 있다는 걸 전하고 싶었다는 밤별 작가의 리얼 르완다 이야기를 지금부터 들어보자.

  



오래 전부터 사진가, 여행작가, 손글씨 전문가, 카페 CEO 등 밤삼킨별 김효정 작가님을 수식하는 단어들이 많은데, 본인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불리길 원하세요?

저를 부르는 호칭이 참 다양해요. 어디가면 팀장님, 어디 가면 책임님, 작가님, 누구 엄마, 사장님…저는 그냥 제 이름 부르는 게 제일 좋아요. 아니면 ‘밤별’, ‘밤별님’, ‘밤별 작가’ 이렇게 별칭을 부르는 것도 좋고요. ‘밤삼킨별’이라는 호칭 안에 저의 정체성, 살아온 역사 등이 고스란히 녹아 있거든요.



<르완다에서 아이들의 모습을 담고 있는 밤삼킨별 김효정 작가>


그럼 저도 밤별님이라 부르도록 할께요. 이번에 굿네이버스와 함께 르완다를 다녀오셨죠. 해외 봉사활동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들었어요.


해외구호현장을 리포팅하기 위해 간 건 이번이 세번째에요.

개인적인 후원 활동은 10여년 전부터 해왔고요. 후원 활동의 시작은 단순했어요. 스스로가 건강한 사람, 좋은 씨앗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제게 딸이 두 명 있는데요. 큰 아이가 어느 날

“우리가 크면 어른이 되는데 어른은 커서 뭐가 되냐”고 묻더라고요.

아이 대답이 뭔지 아세요?

어른이 크면 더 좋은 어른이 되어야 한다는 거예요.  


그 얘기를 듣고 생물학적 노화와 별개로, 나이 들수록 깊어지고 영글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꼰대짓 하지 않고 언젠가는 누군가 따갈 수 있는 열매를 맺어야겠다, 좋은 씨앗이 되어야겠다는 그런 생각이요. 그래서 아무도 모르게 시작한 후원 활동이 10년을 훌쩍 넘겼죠. 그렇게 10년이 지나고 조금씩 활동이 알려졌을 때는 주변인들에게 작은 씨앗이 되어야겠다 싶어 내 활동을 드러내기 시작했어요. 르완다 가기 전부터 온라인 활동을 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조용히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글과 사진으로 사람들에게 전달해주는 것. 그래서 내 주위에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더 많이 채우는 것, 그게 바로 제가 할 수 있는 나눔이라 생각해요.



<르완다에서 아이들과 함께>



  

10년을 한결 같이 산다는 게 사실 말처럼 쉽지는 않은 듯해요. 생각들은 많이 하지만 실천이 어렵잖아요.

어렵게 생각해서 그런 것 같아요. 거대한 것, 멀리서 찾기 보다는 자기가 서 있는 일상에서부터, 상대에 대한 배려, 친절함에서부터 나눔은 시작된다고 봐요. 


제가 카페를 운영하면서 마주치는 우편 배달부 아저씨, 박스 수거 할머니, 그런 분들에게 우리 카페에서 가장 좋은 음료수를 챙겨주다 보면 어떤 날은 하루 매상이 마이너스가 되기도 해요. 하지만 이런 게 제가 서 있는 자리에서 나눌 수 있는 것들이라 생각해요.


우리 엄마가 삶으로 보여줘서 제가 변한 것처럼, 우리 직원들에게도 저의 이런 마음이 전해지고, 그런 순환들이 지속되면 변화가 되고, 그 변화는 다시 사람들에게 나눌 수 있는 여지, 여유를 만들어 주는 듯해요. 


하루하루 힘들지만, 다른 이들에 대한 친절함, 다정함에서 마음의 나눔이 시작되고,

그렇게 조금씩 여유가생기면 나중에는 그게 물질적인 나눔으로도 이어지는 것 같아요.




아이들의 희망을 함께 응원해주세요!   ▶





  

 오랜 시간 꾸준히 고민하고 실천해오던 일이라 그런지 나눔에 대한 밤별님만의 고민의 깊이가 전해지는 것 같아요. 그럼 본격적으로 르완다 얘기를 해볼까요. 르완다 갈 때 밤별님 두 따님들의 반응이 궁금한데요.


 엄마가 하는 다른 일들보다 이 일에 특히 관심이 커요. 우리 아이들도 결연된 아이들을 돕고 있기도 하고, 언젠가 자신들도 그곳에 같이 갈 거라 생각하니까요. 이번에도 잘 다녀오라며 기쁘게 배웅해주었어요. 나눔이란게 어른들에게는 식상하고 힘든거지만 아이들에게는 부모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인 것 같아요.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조금 더 아픈 친구를 만들어주고, 20살이 되었을 때 그 친구를 만나는 거예요. 나로 부터 친구가 변하고, 그 친구로 인해 나도 조금 다른 삶을 살게 된다면, 두 아이 모두에게 행복한 길이라 생각해요.


저도 우리 아이들에게 르완다 친구를 맺어줄 생각이에요. 



 엄마가 하는 일을 잘 이해하고 응원해준다니 든든하시겠어요.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에요. 예전에 니제르에 처음 갔을 때 사진 찍은걸 아이들과 같이 봤는데, 어떤 아이가 물병을 이고 가는 사진이었어요. 참 예쁘고 스토리가 보이는 사진이었죠. 그런데 큰 아이가 그 사진을 보고는 “이럴 때는 카메라를 내려놓고 도와줘야 하지 않아?”라는 거예요. 동생도 옆에서 맞장구를 치고요.(웃음) 처음엔 당황도 했는데, 이렇게 말해 줬어요.


“엄마도 같이 놀아주고 도와줄 수 있지만 엄마가 거기서 더 잘할 수 있는 건

이 사진을 찍어서 이런 현실을 모르는 너희 같은 친구, 엄마, 삼촌 이모들에게 보여주는 거야.

이 친구들이 더 이상 물을 안길어도 되고 아프지 않고 못 먹지 않게 알려줘야 해.

엄마는 사진을 찍고 글을 써서 사람들에게 도와주세요-라고 말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야.”


 그렇게 말하니 아이들이 이해하더라고요.  



 아이들의 이야기가 참 인상 깊네요. 큰 아이의 질문은 어찌 보면 현장에서 리포팅 하는 사람의 딜레마기도 하네요. 최근 구호단체들의 자극적인 사진 등 모금 방식에 대한 비판이 많이 일고 있어 이번에 르완다 가셔서 리포팅 하면서 더 고민이 많았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그렇죠. 제 작품 활동 하러 가는 건 아니니 사진도 내 아이들 찍듯이 찍었어요. 또 내가 전해야 할 풍경을 너무 아프게만 담지 말자고도 생각했고요.  


결과적으로 누구에게나 마음이 있다는 걸 얘기하고 싶었어요.

결핍되고 여유가 없어서 못하는 것뿐, 그곳의 아이들도 손님이 왔을 때는

차를 대접하고 싶어 한다는 걸요.



 그렇게 나를 아는 사람들이 내 사진을 보고 다정함, 따뜻함을 느꼈으면 해요. 그 아이들의 웃는 사진을 보고 그 웃음 속에서 따뜻함을 발견하고 이 따뜻함을 지속시켜줘야겠다 생각하게끔 말이죠.


  

 밤별님만의 세상을 보는 따뜻한 시선이 르완다 리포팅에서도 느껴질 것 같아 기대가 되네요. 르완다 가셔서 기억에 남는 일은 없었나요.



 르완다에서 만났던 아이들의 꿈 이야기가 기억에 많이 남아요. 아이들에게 꿈을 물으니 하나같이 자기가 원하는 것보다 자기가 돌봐야 하는 사람들, 자기보다 힘든 사람을 위한 꿈을 꾸고 있었어요. 다리 아픈 오빠를 돕기 위해 간호사가 되고 싶다는 그런 꿈. 그걸 보며 마음이 참 아팠어요. 제가 만난 아이들만이라도 몇 년 후에는 지금 짊어지고 있는 인생의 무게로부터 조금은 벗어나 그 나이에 맞는 일상을 영위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어느 한쪽에서는 과잉이라 꿈을 잃는 아이가 있다면, 지구 반대편에는 이렇게 너무 아프고 힘들어 그게 꿈이 되는 아이도 있다는 걸 사람들이 알았으면 해요.


 르완다를 다녀오신 후 밤별님의 나눔 활동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다양한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소개 부탁드려요.


 이번에 르완다에서 담은 사진, 글들을 더 다양하게 채널화 시키고 싶었어요. 

우선 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니 그걸 십분 활용할까 해요. 이번에 르완다에 가서 원두를 많이 사왔어요. 그걸로 우리 카페에서 가장 잘 나가는 메뉴 ‘르완다 커피’를 만들어 판매할 생각이에요. 수익금의 일부는 물론 기부하고요. 또 그 카페 공간에서 르완다에 다녀온 이야기를 나누고 물품을 판매해 수익을 나누는 ‘토크 콘서트+프리마켓’도 할거에요. 


책도 준비 중인데요, 힘들고 슬픈 아이들의 모습 보다는 희망이 담긴 예쁜 책을 만들고 싶어요. 지금은 르완다로 시작하지만 10년 정도 그런 희망이 담긴 이야기들을 시리즈 책으로 만들자고 굿네이버스에 제안했어요. 10년이 지났을 때 그 시리즈물이 하나의 문화가 되고, 작은 변화의 씨앗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요.  



 상상만해도 좋네요. 이런 나눔 활동을 통해 작가님이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뭘까요.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거예요. 당연히 힘들고 배고픈 나라라 생각하지 않기, 동정하지 않기. 같이 살아야 할 사람들이니 그들이 마냥 불쌍한 나라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고 당연히 함께할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이라 생각했으면 해요.


내 아이의 친한 친구가 아프면 보통 부모가 “우리 집에 데리고 와”하며 밥도 먹이고 하잖아요.

그렇게 내 아이, 또는 내 아이 친구라 생각하는 것, 나로부터 출발했으면 해요.  



<밤삼킨별 작가가 직접 손으로 적은 메시지>


   마지막으로 나눔에 대한 자신만의 기준, 원칙이 있다면 듣고 싶어요.



 기준이라 하니 거창한데요, 겸허해지는거에요. 변화는 좋지만 변질되지 않는 삶. 남들 앞에 자랑이 되지 않으려고 일부러 의식하고 노력해요. 그게 제가 이 일을 하게끔 만드는 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못다한 이야기들


지난해 부친을 멀리 떠나보낸 후 힘든 시간을 보냈던 김효정 작가는 르완다 활동이 삶의 방향과 자세를 다시금 여미는 기회가 되었다고 한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몸에 마비가 왔었어요. 평소 좋아하던 등산도 못가다 올 들어 첫 등산을 갔는데, 우습게도 앞산이었어요. 늘 등산의 쾌감은 높이라 생각하고 살았던 저였는데, 막상 앞산을 오르다 보니 ‘높이’가 아니라 ‘깊이’가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죠.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요행을 바라지 않고 한결같은 모습으로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책을 내며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어준 그녀의 지나온 삶과 나눔 활동에서도 높이가 아닌 ‘깊이’가 느껴진다. 나눔에도 가식이 아닌 ‘진짜’, 높이 보다는 ‘깊이’가 더 중요하다는 걸 알려준 밤삼킨별 김효정 작가의 앞으로의 삶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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